변신은 강하고 힘 있게

사실 이전 회사인 BBDO에서 크라이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했다. 이 비중은 대행이 해지되는 시점에서 확인이 되었는데, 30% 가까운 매출 하락을 기록했던 크라이슬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그에 대한 책임 추궁의 일환으로 에이전시를 해고하게 되었고, BBDO는 500여 명에 달하는 디트로이트 오피스 문을 닫아야만 했었다. 당시 한국 오피스에서 어카운트를 담당하는 우리 팀 입장에서도 크지는 않지만 꾸준한 수익을 챙겨주던 브랜드였는데, 월드와이드 회장의 엄포로 더 이상 대행을 할 수 없었기에 내보내야만 했던 상황이었다.

그렇게 잊고만 지내왔었는데. 2011년 슈퍼볼 광고들 중 눈길을 끄는 녀석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2분 영상과 에미넴 출연으로 화제를 낳았던 크라이슬러 200의 'Made of Fire - Imported from Detroit' 광고였다. 



어카운트를 담당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에서 크라이슬러 차를 몰고 다니던 사람들, 차량 자체, 클라이언트 특성 등에서 '수입차'스러운 세련됨은 찾아볼 수 없는 브랜드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헌데 이런 크라이슬러가 광고로 내 뒤통수를 쳤던 것은,
  • 이전의 투박함을 강하고 선 굵음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오히려 그 이미지 자체가 세련됨으로 보였고,
  • 디트로이트를 City of American auto heritage로 끌어올리면서 '정통' 브랜드로 리포지셔닝하고자 했던 전략이 눈에 선하게 보였고,
  • 그러한 전략, 스토리텔링, 톤앤매너, 비주얼 완성도 차원에서 흠 잡을 곳이 없다는 것이다.

다들 아는 사실이지만, 크라이슬러 200은 이전 세브링을 리뉴얼한 것이다. 여전히 차량 자체는 다른 럭셔리 세단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뒤쳐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소위 '달라졌군', '크라이슬러가 이런 짓을' 이라는 반응을 얻어내기에는 충분했다. 개인적으로는 최고 화제작이었던 폭스바겐 파사트 다스베이더 편보다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을 정도다. 또한 자동차 광고에서 셀레브리티를 내세우는 것은 셀렙 의존, 이미지 다양성 추구, 반대 급부 형성 차원에서 위험이 따를 수 있을텐데, 디트로이트 출신 에미넴을 선택하여 전략적 차원에서 충분히 브랜드 메시지, 신차 출시 홍보 효과를 만들어냈었다는 점에서 훌륭한 선택으로 보여진다. 

이런 힘과 톤앤매너는 이제 300으로 이어지는데. 역시나 독백과 같은 나레이션의 힘, 영감 있는 카피라이팅은 여전히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었다. 주목할 부분은 전략적으로 3명의 셀렙을 선택했다는 점인데, Dr. Dre, John Varvatos, Ndamukong Suh를 통해 Workethic, Attitude, Homecoming이라는 Theme을 American heritage에 잘 녹여낸 것이다. 





4편의 광고가 차량 광고이긴 했지만, 다분히 브랜드 광고 성격이 짙었는데, 이제 5~8번 째 광고에서는 본격적으로 제품 USP와 브랜드 메시지를 접목하기 시작한다. 2012년형 300 모델의 8단 자동 변속 시스템, 31 MPG AWD, Best-in-class technology, 정숙성 등을 Americal auto heritage 관점에서 차분하게 읽어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선 굵으면서도 담백한 대화식 화법을 좋아하는데, 그런 면에서 8편의 크라이슬러 광고는 말 그대로 '내 스타일'이다. 플래닝 단계에서 어떤 전략을 제안했는지 기획서를 훔쳐보고 싶을 정도로 전략적 Backbone과 의도가 확연히 드러나면서도, 영감을 주는 이런 크리에이티브들을 많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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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조비 2012/01/31 11:19 # 삭제 답글

    좋네 ㅎㅎ. 위든앤케네디지?
  • emiliodion 2012/01/31 11:22 #

    감사합니다.
    넵, 포틀랜드 오피스이구요, 한국에 들어올 가능성은 없겠죠? 가보고 싶은 회사 중 하나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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