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의 비딩 프로젝트가 어제 끝났다. 짧은 시간에 아이디어를 뒤집는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최종 단계 전략 기획서와 제작물 준비는 나름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프레젠테이션을 마친 후 질의응답 시간. 광고주 의사결정권자는 우리가 받은 오리엔테이션의 맥락과 매우 다른 질문을 날렸고, 나는 대답 거리를 찾지 못해 이리 저리 둘러대는 모습을 보였음에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결과의 좋고 나쁨을 떠나, 이번 비딩의 뼈 아픈 실책은 초기 단계에서 방향성 설계가 없었다는 것이다. 왜 광고주가 이번 비딩을 진행하는 지, 챌린저 브랜드로써 가져야 하는 업계 특유의 전략 & 전술은 무엇인지, 의사 결정권자의 성향과 스타일은 어떤 지 등등. 광고주 조직이 워낙에 크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R&R 구분이 어떻게 되는 지는 잘 모를 수 있다. 하지만 승자를 결정할 광고주 내부 의사 결정권자를 프레젠테이션 당일에서야 보게 되고,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서야 성향이 어떤 지를 알게 된 것은 앞 뒤가 뒤바뀐 상황이 아닐 수가 없다.
시장-소비자 다이나믹스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어떤 해결책이 필요한 지, 어떤 채널에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지를 정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IMC의 핵심이다. 광고주 의사 결정권자는 IMC를 가장 정확하게 실행하는 기업에서 마케팅 담당자로 십수년을 근무했고, 높은 성과를 낸 사람이다. 그런 사람에게 그저 때깔 내는 것으로만 보이는 결과물 제안이 만족스러울리 없다.
물론 광고주 실무들이 작성한 브리프에는 IMC 전략의 뉘앙스를 풍기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초기 단계에 이런 정보를 파악하고 우리의 방향성을 설계했더라면 우리 결과물의 엣지를 더 날카롭게 할 수 있었고, 프레젠테이션 당시에 그들이 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잡아줄 수 있었을텐데.
여러 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돌아봐야 할 것이 많은 프로젝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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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9 17:40 #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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